안녕하세요 달고양이입니다.
오늘은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있는 한국식 치킨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일랜드에서 워킹홀리데이 혹은 유학중이신 분, 아일랜드 여행을 가본 분이라면 아일랜드에서 유독 한국 음식점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에 깊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웬만한 나라의 수도에는 보통 한식집이 아무리 적어도 열 군데 이상인 것이 보통입니다. 프랑스 파리 같은 경우에는 한식당이 수백개에 이를 정도인데요. 아일랜드 수도는 워낙 그 규모와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현재 운영중인 더블린 한식당이라고는 드렁큰피쉬, 김치 레스토랑, 아리수 레스토랑, 브라더스 도시락 이렇게 네 군데 뿐입니다.
한식의 불모지라고도 할 수 있는 아일랜드의 더블린 시내 한복판에서 너무나도 정겨운 단어인 '치맥'을 접할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고도 기쁜 일입니다. 게다가 눈여겨볼 것은, 더블린에 있는 기존 한식당들은 모두 한인들이 오픈하여 운영중인 반면 치맥 레스토랑은 아일랜드 사람이 오픈한 곳이라는 점입니다. 외국인이 더블린에 창업한 첫 한식 레스토랑인 셈이죠. 한국의 감성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곳! 치맥 레스토랑 방문기와 창업 스토리를 함께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는 지난 6월, 오픈한지 채 2주가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치맥 레스토랑은 일명 더블린의 강남이라고도 불리는 Dublin 2 지역에 위치해있습니다. 손님들이 자리를 꽉 메우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심지어 20분가량의 웨이팅을 마치고서야 치맥 레스토랑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처럼 자리가 꽉 차있는 경우,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에 번호를 입력하면 문자메세지로 제 차례가 됐음을 알려줍니다.
문자를 받고 들어가니 직원이 바로 자리를 안내해줬습니다. 벽에 붙어있는 포스터에는 소주부터 한국 거리의 간판, 찐만두 등 한국이 연상되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희한한 통졸임 통조림들이 그려진 이 포스터는 왠지 북한 느낌이 물씬....
마치 한국 어딘가의 치킨집에 와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글씨체부터 그림체까지 요즘 한국 맥주집이나 치킨집에서 흔히 보이는 스타일의 액자네요.
한국인이 아닌 아이리쉬가 창업한 레스토랑이라는 게 신기할 따름인데요. 아일랜드 신문사 'The Irish Times' 뿐만 아니라 더블린의 레스토랑 리뷰 사이트인 FOOD and WINE에도 치맥 레스토랑 관련 기사와 리뷰가 게재되어 있었습니다. 가게 주인인 Sophie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녀는 몇년 전 한국을 여행할 때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과 사랑에 빠졌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푹 빠졌는지 여행이 끝날 무렵에는 두세번 가량이나 한국 치킨을 먹었다고 합니다. 아일랜드로 돌아가면 다시는 이 치킨을 맛볼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그녀는 이 조리법을 아일랜드로 꼭 가져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2년간의 연구 끝에 2019년 6월에 드디어 치맥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메뉴는 이렇습니다. 네 가지의 대표적인 치킨버거가 있습니다. 쌈장과 체다치즈를 조합한 Kimcheese 버거가 인상적이네요. Korean Sammie 버거 빼고 모든 버거에 고추장마요 소스가 들어갑니다. 베지테리언을 위한 두부 버거도 준비되어있습니다. 저는 치킨버거보다는, 한국식 치킨을 얼마나 비슷하게 재현했는지가 궁금해 프라이드 치킨을 시켜봤습니다. 프라이드 치킨을 주문하며 소스를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KBBQ 소스로 선택했는데 이런식으로 작은 조각의 뼈 치킨에 양념이 발라져서 나옵니다. 한국 치킨처럼 양념이 넉넉하게 묻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한국 양념치킨과 얼만큼 비슷할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직접 먹어보니 아쉽게도 한국 스타일의 치킨과는 거리가 꽤 멀었습니다. 달달하고 매콤한 양념맛이 아니라 시큼한 칠리소스의 맛이 강하게 났습니다. 신맛 때문인지 오히려 한국보다는 미국의 버펄로윙과 비슷한 맛이었던 것 같네요. 그래도 바삭한 맛이 살아있는 건 좋았습니다. 닭 조각은 한국의 교촌치킨 정도로 작은 편입니다.
사이드로 함께 시킨 칩입니다. 아일랜드에서는 어딜 가서 무엇을 시키든 웬만하면 꼭 감자튀김이 같이 나오거나 사이드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이곳 더블린 치맥집의 감자튀김은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더 두툼한 편이고 감자의 상태도 신선한 편이었습니다.
프라이드 치킨에 발라져 나온 KBBQ 소스 외에도 Korean Hot 소스의 맛 또한 궁금해 따로 주문해보았습니다. 이 소스가 예상외로 정말 맛있었는데, 쌈장을 베이스로 만든듯 했습니다. 쌈장과 양념치킨소스가 오묘하게 섞인 맛이었습니다. 감자튀김과도 굉장히 잘 어울려서 바닥이 보일 때까지 열심히 먹었습니다.
프라이드 치킨은 기대했던 맛이 아니라 아쉬웠지만, 그래도 더블린 시내에 이렇게 한국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레스토랑이 들어섰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한국 음식을 찾아보기 힘든 아일랜드에서 문득 한국이 그리워질때 충분히 다시 방문해볼 만한 레스토랑이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손님이 말 그대로 바글바글했고, 제가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동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왔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을 보았는데 아직까지 인기가 많을지 궁금하네요. 앞으로 그 인기가 꾸준히 지속되어 더블린 맛집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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